스마트홈 연결 방식 심화 - 3.지그비/스레드/매터 오버 스레드
스마트 홈에서 사용되는 연결 방식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자세히 다룹니다. 스마트 홈 입문 글(링크)을 작성하기는 했지만, 너무 자세히 적으면 오히려 혼란이 올 수 있어 자세히 적지 못했습니다.
연결 방식을 자세히 다룬 저의 시리즈 글을 통해,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통신 방식이 왜 조금씩 다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술 표준이 발표된 순서에 따라 ①와이파이·매터 오버 와이파이, ②블루투스, ③지그비 / 스레드 / 매터 오버 스레드 순서로 다룹니다. 이 글은 마지막 순서인 지그비 / 스레드 / 매터 오버 스레드를 다룹니다.
관련 글
1. 왜 이렇게 많은 규격이 생겨났을까?
2. 지그비와 스레드는 같은 하드웨어를 사용
3. 매터 오버 스레드
4. 스레드 보더 라우터를 구입할 때의 팁
5. 스마트 홈에서의 지그비, 매터 오버 스레드
6. 마무리
◆ 1. 왜 이렇게 많은 규격이 생겨났을까?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각 표준이 어떤 고민 속에서 탄생했는지 살펴보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은 각각의 표준이 발표된 시기와 당시의 화두를 정리한 것입니다.
• 와이파이(1997): 무선으로도 빠르게 / 무선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했으면 좋겠다. 전부 유선으로 연결하려니까 힘들어.
• 블루투스(1999): 주변 기기 무선화 / 키보드, 마우스, 이어폰을 무선으로 쓰면 편하겠는데?
• 지그비(2004): 저전력, 다수의 기기 통제 / 빌딩 조명 자동화 같은 걸 하고 싶다. 전력은 더 적게 쓰고, 기기끼리 메시(Mesh, 그물망)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기기가 많은 환경에서도 쓸 수 있고, 많은 기기를 한 번에 통제할 수 있고, 사용 거리를 확장할 수도 있게 만들어야지.
• 블루투스 LE (BLE, 2010): 블루투스에도 저전력을 / 저전력 수요가 있네? 허브가 필수인 지그비와는 다르게, 스마트폰에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걸 만들어서 더 많이 팔아야지.
• 스레드(2015): '호환성', 저전력, 다수의 기기 통제 / 지그비는 이름만 같지 회사에 따라 커스텀을 너무 허용해서 서로 호환이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인터넷 언어(IPv6)를 이용해서 인터넷에 연결되기 쉽게 만들고, 호환성을 더 챙겨 보자.
- 대신 통신 칩셋 같은 것이나(IEEE 802.15.4), 메시 네트워크 방식은 지그비처럼 유지하자.
• 블루투스 메시(2017): 블루투스로도 다수의 기기 통제를 / 우리도 지그비처럼 기기가 많은 환경에서도 쓸 수 있는(메시 네트워크) 무선 통신 규격을 만들어야겠다. 그리고 이번에도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쓸 수 있는 걸 만들어서 더 많이 팔아야지.
• 매터(2022): 완벽한 호환성 / 스레드 표준 만들다 보니까, 통신 규격만 통일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레이어도 통일해야(=표준 서식) 진짜 호환성을 챙길 수 있겠다. 구글 홈이랑 애플 홈이랑 서식이 똑같아야 정보 전달이 제대로 되겠다. 표준 서식을 만들고 이름은 매터라고 하자. 그리고 호환성 규제도 강하게 해야겠다.
- 통신은 기존 방식을 재활용하자. 호환성이 중요하니까 저전력 스레드 / 고대역폭 와이파이를 쓰자. 초기 등록은 BLE로 편하게 만들자.
• 지그비 4.0(2025): 지그비를 허브 없이, 더 멀리 / 다른 녀석들이 너무 치고 들어오는데? 지그비도 BLE를 통해 기기에 허브 없이도 연결 가능하게 만들고(Zigbee Direct), 1GHz 미만 주파수도 함께 사용해서 장거리 통신, 실내 통신이 더 잘 되게 만들어야겠다(Sub-GHz, Suzi).
기존 기술의 약점을 공략하여 시장을 차지하려는 기업들이 연합하여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로 새로운 기술이 나온 것입니다. 물론 여러 표준에 발을 걸치고 있는 기업도 있지만, 주도하는 기업이 조금씩 달라서 서로 경쟁을 하는 것입니다. 경쟁을 하다 보니 서로 비슷해지는 면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그비 / 스레드 / 매터 오버 스레드를 살펴보겠습니다.
◆ 2. 지그비와 스레드는 같은 하드웨어를 사용
• 위에서 정리한 것처럼, 지그비와 스레드는 같은 표준(IEEE 802.15.4)의 하드웨어를 사용합니다.
- 실제로 펌웨어만 바꾸면 지그비용 전구를 스레드용으로 변경하여 연결할 수도 있고, 지그비 코디네이터의 펌웨어만 바꾸면 스레드 보더 라우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아카라(Aqara)가 이 점을 적극 활용하는 회사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리뷰한 아카라 벽 스위치 H2 (리뷰 링크)는 펌웨어 교체를 통해 지그비와 매터 스레드 양쪽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펌웨어 교체는 허브 없이도 가능). 이외에도 전구, 재실 센서 등 여러 제품을 양쪽으로 활용할 수 있게 출시하고 있습니다.
- 이케아(IKEA)도 매터 스레드 제품군 일부를 지그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출시했습니다. 펌웨어를 바꿀 것도 없이, 페어링 모드를 다르게 진입하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카이플랏스 전구 (리뷰 링크)는 6회 끄고 켜기를 반복하면 매터 스레드, 12회 끄고 켜기를 반복하면 지그비 페어링 모드로 들어갑니다. 다만 아카라처럼 공식 지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설명서에 적어 두지 않은 방법입니다.
• 매터 스레드는 스레드 연결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매터라는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의 표준 서식을 넣은 것입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다루는 지그비 / 스레드 / 매터 스레드는 모두 같은 표준의 하드웨어를 사용합니다.
• 같은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아낄 수 있으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조사의 시장 진입도 쉬워졌습니다.
- 칩셋 회사는 변화가 없습니다. 만들던 칩셋을 똑같이 만들면 됩니다.
- 완제품 제조사는 신제품 개발 시 재고 부담이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어느 하나가 덜 팔린다면, 재고품을 꺼내 펌웨어를 변경하여 판매할 수 있습니다.
-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기업이 참여하니 제품이 다양해져서 좋습니다. 경쟁이 많아지면 가성비 특화 제품, 품질 특화 제품도 생깁니다.
• 이렇게 된 것은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 지그비(Zigbee)는 2004년에 처음 발표되었습니다. 단체 이름은 지그비 얼라이언스(Zigbee Alliance)였고, 반도체 기업이 이를 주도했습니다. 이후 스마트홈과 스마트 오피스에서는 지그비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 지그비 3.0이 2014년에 발표되었습니다. 내용 중에는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강제가 약해서 호환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지그비 얼라이언스의 주도 기업이 반도체 칩셋 제조사였기 때문에, 기기 제조사나 플랫폼 기업에게 강제력을 행사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표준을 완벽하게 안 지킨다고 칩셋을 안 팔 수는 없었습니다.
- 이후 호환성을 중시한 기업들이 모여 2015년에 스레드(Thread)를 만들었습니다. 단체 이름은 스레드 그룹(Thread Group)이었습니다. 2018년 애플이 참여하면서 규모가 더 커졌습니다.
- 지그비에서 이미 검증되었고, 제조사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하드웨어 표준(IEEE 802.15.4)을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메시 네트워크 방식도 지그비를 계승했습니다.
- 통신 규격을 인터넷 언어(IPv6) 기반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무거운 번역기(게이트웨이) 대신 가벼운 신호기(보더 라우터)만 있으면 통신이 됩니다. 하드웨어 호환성의 문제점 중 하나였던 게이트웨이를 없앤 것입니다.
-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애플 홈 스레드 기기', '구글 홈 스레드 기기'였습니다.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에서 다른 서식을 쓰면서, 결국 파편화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연결이 되어서 신호 전달은 되었지만, "꺼라"라는 말을 들어도 무엇을 끄라는 건지 서식 통일이 안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호환성 문제는 바로 아래의 '매터(Matter)'에 이르러 해결이 되었습니다.
◆ 3. 매터 오버 스레드
▶ 호환성을 위해 플랫폼 대기업이 모였다
스레드 표준 발표 이후 시간이 더 지나, 호환성 문제 때문에 스마트 홈 시장의 성장이 너무 느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애플·구글·아마존·삼성 등 플랫폼 대기업이 모두 모였습니다. 지그비 얼라이언스의 단체 이름을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로 바꾸고 매터(Matter) 표준을 2022년에 발표하였습니다.
- 주도 기업이 기존의 반도체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바뀌면서,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의 공통 서식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 통신 방식만 표준화해서는 소용없고, 아마존 알렉사, 애플 홈, 구글 홈도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레이어의 표준 서식이 필요하다는 합의점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표준 서식인 매터를 만들었습니다. "'꺼라'라는 말은 기기 이름 바로 오른쪽 칸에 적으세요" 같은 약속(데이터 모델 통일)을 한 것입니다.
- 그리고 표준 서식(Application Layer)을 전달할 통신 수단(Network Layer)으로는 ①유선 이더넷(Ethernet), ②고대역폭 무선 와이파이, ③저전력 무선 스레드 선택하였습니다. 모두 인터넷 언어(IP)를 사용하는 통신 수단인데,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 이중 두 무선 규격에는 각각 매터 오버 와이파이(Matter over Wi-Fi), 매터 오버 스레드(Matter over Thread)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 한편 각 회사의 논매터(Non-Matter) 기기를 매터로 통합할 수단으로 매터 브릿지(Matter Bridge)를 만들었습니다. [A사 지그비 기기 - 매터 브릿지 기능이 있는 A사 허브 - B사 허브(매터 컨트롤러) - B사 앱] 이렇게 중간 다리를 거쳐 타사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한 것입니다.
▶ 같은 인터넷 언어(IP)를 사용해서 뭐가 좋아졌나?
제조사 입장에서 굉장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 독자적 언어를 쓰는 지그비의 경우, 공유기나 스마트폰처럼 IP를 사용하는 기기와 통신하려면 중간에 반드시 지그비 칩셋(안테나)와 무거운 번역기(지그비 게이트웨이)가 필요했습니다. 언어가 다르니 해석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 하지만 같은 IP 언어를 쓰는 스레드의 경우, 스레드 칩셋(안테나)은 따로 필요하지만 무거운 번역기는 필요 없고 가벼운 신호기(보더 라우터)만 있으면 됩니다. 그래서 와이파이 기기에 스레드 연결 기능을 넣는 것이 쉬워졌습니다.
- 예를 들어 아이폰15 pro 이후 애플 기기는 스레드 기기를 허브 없이도 근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고(원격 컨트롤, 자동화는 허브 필요), 삼성 최신 스마트TV·홈팟(스마트 스피커)·네스트 와이파이 공유기처럼 다양한 형태의 스레드 보더 라우터가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지의 선택지도 많아졌습니다.
- 지그비 게이트웨이는 다른 기능을 겸하는 경우가 적어서, 소비자 입장는 그저 허브를 위한 허브를 구입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레드 보더 라우터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제품의 형태로 출시되는 경우도 많아서, "필요한 물건 사는 김에 허브도 되는 걸 구입한다"라는 식으로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 사용할 때 지그비와의 차이
좋은 허브가 나오게 된 차이도 있지만, 사용할 때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 1. (매터 공통) 플랫폼 선택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 이케아의 지그비 전구를 사용하려면 ①이케아 홈 스마트, ②홈 어시스턴트 중에서 선택하거나, ③스마트싱스에서 커스텀 드라이버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 하지만 이케아의 매터 스레드 전구는 애플 홈, 구글 홈, 삼성 스마트싱스, 아마존 알렉사, 홈 어시스턴트 등 굉장히 많은 플랫폼에서 이용 가능합니다. '매터' 표준 자체가 호환성에 굉장히 엄격하기 때문에, 호환성은 보장되어 있습니다.
- 기존 이케아 지그비 전구를 매터 브릿지 기능이 있는 이케아 허브를 통해 여러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 2. (매터 공통)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등록해서 사용 가능합니다 (멀티 어드민). 예를 들어 매터 스레드 전구는 가족이 애플 홈 / 구글 홈처럼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고 싶다면 두 곳 모두에 등록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3. (매터 와이파이) iOS 18 이상의 애플 기기는 '매터 오버 와이파이' 기기를 허브(매터 컨트롤러) 없이도 애플 홈에서 폰으로 직접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집 밖에서 사용하거나(원격 제어), 자동화를 하려면 허브가 필요합니다.
- 구형 애플 기기 또는 안드로이드 기기의 경우, 원격 제어를 하려면 제조사 앱을 통해야 합니다.
• 4. (매터 스레드) iOS 18 이상이면서 아이폰 15 프로 이후의 애플 기기는, '매터 오버 스레드' 기기도 허브 없이 애플 홈에서 폰으로 직접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격 제어나 자동화에는 허브가 필요합니다.
- 구형 애플 기기 또는 안드로이드 기기의 경우, 매터 스레드 기기를 이용하려면 '스레드 보더 라우터' 기능이 있는 허브가 필요합니다.
- 안드로이드 쪽도 준비는 하는 것 같습니다만, 애플보다는 늦어지는 모습입니다.
▶ 매터 오버 스레드의 단점
매터의 최대 장점은 호환성입니다. 이외에도 다기능 허브의 등장, 멀티 어드민 등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당연히 있습니다.
• 1. 기술적 미성숙: 20년이 넘은 지그비에 비하면 매터는 아직 덜 다듬어진 기술입니다. 표준 자체의 미비점, 제조사의 미숙함 때문에 제품 사용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 거칠게 표현하자면 아직도 '유료 베타테스트' 중입니다.
- 매터 스레드 기기는 성숙한 지그비 기기에 비해 연결이 잘 끊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표준 자체의 미비점이 큰 이유였고, 지금은 제조사의 미숙함이 큰 이유입니다.
- 예를 들어 이케아의 매터 스레드 제품군이 2025년 해외에 출시된 직후, 제품의 연결이 종종 끊어지는 문제가 여럿 보고되었습니다. 스레드 보더 라우터가 여럿인 경우 네트워크 안정성이 오히려 내려가는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이케아가 매터 스레드 제품을 만든 것은 이 제품군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글 작성일인 2026년 4월 기준으로는 펌웨어 업데이트 거치면서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습니다만, 완전히 해결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 2. 배터리 효율: 매터 오버 스레드 기기는 인터넷 언어(IPv6)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지그비에 비해 데이터 패킷이 큽니다. 그만큼 지그비에 비해 통신 시간이 길어지고, 이는 곧 배터리 수명 소모로 이어집니다. 물론 배터리 기기에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된 만큼 와이파이만큼 무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3~5년까지 사용 가능한 센서도 있는 지그비 기기에 비해, 매터 오버 스레드 센서의 배터리 수명은 2~3년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 기술적 성숙도가 오르면 배터리 효율이 약간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습니다. 연결 안정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제품의 경우 재연결을 위해 배터리를 더 소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태생적으로 지그비보다 무겁기 때문에, 지그비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 3. 높은 하드웨어 요구 사양: 위의 배터리 효율과 같은 이유인데, 스택이 무거운 만큼 기기에 들어가는 칩셋의 메모리 용량과 연산 능력이 더 필요합니다. 같은 사양이면 더 느릴 것이고, 같은 속도를 내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 실제로 같은 기기를 지그비 / 매터 스레드로 바꾸어서 사용할 수 있는 경우, 지그비로 사용할 때 반응 속도가 더 빠른 편입니다.
• 4. 기능의 하향 평준화: 매터는 만들어진 목적 자체가 '호환성'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제품에 가능한 기능 위주로 표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 제가 리뷰한 적 있는 아카라 벽 스위치 H2(리뷰 링크)는 펌웨어 교체를 통해 매터 스레드 / 지그비 중 하나를 선택하여 사용 가능합니다. 그런데 같은 제품을 매터 스레드로 사용하면 스위치를 켜고 끄는 정도의 기능만 나오는 반면, 지그비로 사용하면 LED 반전·릴레이 고정·스마트 버튼 모드·멀티 클릭 모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아카라 FP300 재실센서(기능 설명 링크)도 공간 학습 같은 기능을 지그비 모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물론 제조사가 커스텀 클러스터(Custom Cluster)를 넣어 제조사 앱에서는 이런 응용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플랫폼에서는 그런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표준 서식'에 없기 때문입니다.
- 이는 매터가 아직 규격 초기라서 그런 것이기도 합니다. 규격이 만들어지고 아주 오래된 것은 아니다 보니, 규격 업데이트가 연결 효율성과 제품 카테고리 추가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부 기능은 우선 순위가 다소 낮게 잡혀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플러그는 매터 1.3이 되어서야 전력 모니터링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켜고 끄는 것만 됐습니다.
▶ 매터는 빠르게 보급중
- 단점이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 작성일 현재는 신제품이 매터 위주로 나오고 있습니다. 논매터 스레드 때와는 달리 기기 제조사도 적극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 지그비나 논매터 스레드 때와는 달리 표준이 잘 지켜지는 것은, 애플·구글·아마존·삼성 등 플랫폼 대기업이 함께 매터 표준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터 표준을 지키면 판매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표준을 안 지키면 판로가 줄어듭니다. 반도체 칩셋 제조사는 어떻게 되었든 칩셋을 많이 팔면 그만이기 때문에, 스마트 홈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좋습니다.
- 이용자 입장에서는 플램폼에 종속되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지그비 때와는 달리 기기를 사용하다가 해당 플랫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허브만 따로 구해서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문은 애플 홈으로 했다가, 자동화 기능이나 음성 어시스턴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구글 홈·삼성 스마트싱스·홈 어시스턴트 등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 4. 스레드 보더 라우터를 구입할 때의 팁
매터 오버 스레드 제품을 원활하게 사용하려면 스레드 보더 라우터 기능이 있는 허브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매터를 지원하지만 스레드 보더 라우터 기능이 없는 허브, 즉 매터 와이파이만 되는 허브도 많이 있습니다. 구글 네스트 미니 스마트 스피커, Apple TV 4K 3세대 와이파이 모델(이더넷 아님), 구형 삼성 스마트 TV 등입니다.
- 이미 이런 기기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터 스레드 제품을 사용해 보고 싶다면, 고가의 메인 허브를 교체할 필요 없이 저렴한 '스레드 보더 라우터' 기능이 있는 허브를 별도로 추가해도 됩니다.
- 브랜드가 같을 필요도 없습니다. 구글 네스트 미니에 삼성 스레드 보더 라우터를 붙여도 됩니다.
- 글 작성일 기준으로는 삼성 스마트싱스 스테이션, 아카라 M100이 4만원 근처로 저렴한 편입니다.
▶ 예시: 구글 네스트 미니 사용자가, 이케아 매터 스레드 전구를 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연결이 안 됩니다. 네스트 미니는 '스레드 보더 라우터' 기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이 전구를 꼭 네스트 미니의 보이스 어시스턴트로 켜고 끄고 싶습니다. 이때 스레드 보더 라우터로 Google TV Streamer 4K 같은 기기를 구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레드 보더 라우터로 사용할 저렴한 허브로, 삼성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을 구입했다고 해보겠습니다.
① 우선 스마트싱스 앱에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을 먼저 등록하고, 바로 이어 이케아 스레드 전구를 등록합니다.
→ ② 스마트싱스 앱의 '타 서비스와 공유(Matter)' 기능을 통해 이케아 전구를 구글 홈으로 넘깁니다.
→ ③ 이제 구글 홈과 스마트싱스 양쪽에서 이케아 전구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멀티 어드민). 필요하다면 스마트싱스 앱에서 이케아 전구를 지워도 됩니다.
- 처음 등록하는 기기를 등록할 때만 이렇게 하면 됩니다. 다음부터는 구글 홈에서 바로 등록 가능합니다.
- 이렇게 하면 이케아 매터 스레드 전구를 구글 홈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은 중간 다리 역할만 하는 것입니다.
▶ 스레드 보더 라우터용 허브를 하나 더 사야 하고, 그 허브도 계속 켜 두어야 한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 매터 와이파이 연결만 가능한 허브를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본인에게 꼭 필요한 기능을 가진 허브가 매터 와이파이만 된다면, 저렴한 스레드 보더 라우터를 따로 구입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 여러 플랫폼을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이동할 수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다른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 중고 거래나 기기 구입 시 특정 브랜드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 5. 스마트 홈에서의 지그비, 매터 오버 스레드
매터가 아닌 스레드는 현재 사용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과거 애플 홈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이 일부 나온 적은 있습니다만, 지금은 판매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 홈에서 스레드라고 하면 거의 매터 스레드입니다.
▶ 지그비 기기의 장점
- 전력 효율이 좋습니다. 건전지 하나로 2~3년, 길면 5년까지 사용 가능한 제품도 있습니다. 매터 스레드에 비해 긴 편입니다.
- 지그비 기기의 제품 기능이 대체로 더 좋습니다. 20년 넘게 사용된 지난 지그비에 비하면, 매터는 아직 표준에 규정되지 않은 세부 기능이 많습니다. 아카라 FP300 재실 센서처럼 지그비와 매터 스레드 양쪽으로 사용 가능한 제품의 경우에도, 지그비로 사용할 때 기능이 더 많습니다. 공간 학습, 센서 민감도 조절, 보고 주기 조절 같은 기능을 지그비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 반응 속도나 정전 복구 시 네트워크 복구 속도가 더 빠릅니다. 매터 스레드가 기술적으로 무겁기 때문입니다.
▶ 매터 스레드 기기의 장점
체감할 만한 매터 스레드 기기의 장점은 호환성이 압도적으로 좋다는 점, 그래서 플랫폼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 여러 허브에서 동시에 사용 가능하다는 점(멀티 어드민) 등입니다.
- 매터 브릿지(Matter Bridge) 기능이 있는 허브를 통하면 아래에서 언급할 모든 플랫폼에 연결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조사마다 허브가 따로 필요합니다. 그래도 돈을 쓰면 플랫폼을 통일(=앱을 하나만 사용)할 수단이 생겼다는 점에서 과거보다는 좋아졌습니다.
- 애플, 구글은 지그비 직접 연결이 되는 허브가 없습니다. 그래서 Apple TV 4K, 홈팟, 네스트 미니 같은 허브를 사용하면 매터 제품 위주로 알아보게 됩니다.
- 아마존, 이케아, 아카라는 지그비 허브가 있기는 하지만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사 기기와 표준을 잘 지킨 극소수의 기기만 연결이 가능한 정도입니다.
- 삼성 스마트싱스는 지그비 지원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Works with SmartThings 인증을 받은 지그비 기기가 제법 있습니다. 그리고 인증을 받지 않은 기기도 유저 커뮤니티에서 커스텀 엣지 드라이버를 다운로드 받아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커스텀 드라이버 제작을 권장하기 위해, 커뮤니티 사이트를 삼성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링크). 다만 검색 기능이 좋지는 않아서, 검색은 구글에 '기기 이름 smartthings driver' 식으로 검색하는 편이 찾기 쉽습니다.
- 홈 어시스턴트는 지그비 지원에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지그비-홈 어시스턴트 호환성 보는 사이트]. 다만 서버 구축, 소프트웨어 설치, 오류 해결 같은 것을 모두 직접 해야 합니다.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그비 기기를 사용한다면 "①매터 브릿지 기능이 있는 허브를 거쳐, 본인이 사용할 메인 허브에 연결한다, ②스마트싱스에서 커스텀 드라이버를 찾거나 만든다, ③홈 어시스턴트를 사용한다" 이런 선택지가 있습니다. 어떤 선택지를 고르든 노력이 추가로 필요합니다.
▶ 지그비 기기 추천이 많던데?
스마트 홈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녀 보면, 지그비 기기의 추천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 스마트 홈을 예전에 구축했다면 지그비 말고는 선택지가 거의 없었습니다. 매터 기기가 대중화될 만큼 신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한 것은 2025~2026년입니다.
- 매터 표준이 2022년에 발표되었는데, 표준 초기에는 표준 자체에 미비점도 많았고 기기 제조사, 심지어 플랫폼 회사조차 숙련도가 낮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터 초창기 제품은 버그가 정말 많았습니다. 연결이 자주 끊어지는 치명적인 버그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 제품이랑 같이 쓰다 보면 멀쩡한 제품도 버그가 생겼습니다.
- 2025년 이후로는 신제품도 많이 출시되어 물건을 구입하기는 괜찮아졌습니다. 하지만 신제품은 새로 출시된 만큼 버그가 존재합니다. 매터 제품도 펌웨어 업데이트가 잘 된 제품은 문제가 거의 없지만, 이케아 제품처럼 관심도가 높은 신제품으로 매터 기기를 처음 접한다면 초기 버그 때문에 매터 제품에 대한 부정적 경험이 쌓일 수 있습니다.
- 아직 매터 기기가 지그비 기기보다 대체로 가격이 높습니다. 지그비 기기는 알리 익스프레스 같은 곳에 저렴한 제품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뭘 쓰나?
- 잘 모르겠다면 매터 제품을 추천 드립니다. 매터는 플랫폼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나중에 후회하면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해도 기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그비는 사용 가능한 플랫폼의 수가 적은 편입니다.
- 삼성 스마트싱스에서 매터 제품과 지그비 제품을 섞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싱스는 커스텀 드라이버를 지원하기 때문에, 검색해 보면 꽤 많은 제품의 커스텀 엣지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능력이 된다면 커스텀 드라이버를 직접 만들 수도 있습니다.
- 노력을 굉장히 많이 투입할 수 있다면 직접 미니PC, 노트북 등을 이용해 홈 어시스턴트 서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매터든 지그비든 상관 없이 입맛대로 제품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직접 고쳐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습니다.
- 지그비가 안 되는 매터 컨트롤러(애플 홈팟 등)만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사용하고 싶은 지그비 기기가 있다면, 매터 브릿지 기능이 있는 허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필립스 휴 같은 고품질 조명을 사용하고 싶은 분들이 필립스 휴 브릿지-애플 홈팟을 거쳐 애플 홈에서 사용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이케아 카이플랏스 전구(리뷰 링크)처럼 버튼 딸깍으로 지그비 / 매터 스레드를 오가며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고, 아카라 H2 벽 스위치(리뷰 링크)처럼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연결 방식을 고를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지그비로 이용 가능한 플랫폼에서는 지그비로 사용하다가,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때는 매터 스레드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 6. 마무리
호환성 좋은 매터 기기가 기능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가 긴 지그비 기기의 기능과 효율성을 따라 잡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그래도 매터가 2025년 이후로는 안정성도 챙기면서, 매터 와이파이 / 매터 스레드의 성장세가 굉장히 커졌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케아의 신제품이 2026년 출시되었고, 중국의 저가 제품 중에도 매터 제품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매터 기기만으로 스마트 홈을 구성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선호가 없다면 플랫폼을 거의 가리지 않는 매터 기기를 추천 드리고, 특정 기능이 필요한 경우에 지그비 기기를 사용하며, 대형 가전 등 선택지가 적은 경우에 논매터 와이파이 기기를 사용하는 정도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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