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센서 측정 방식: 수명이 짧은 이유

미세먼지 센서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을 느끼고 정리해 보는 글입니다.


미세먼지 센서의 수명이 다른 센서에 비해 짧은 이유는, 한 줄로 요약하자면 '먼지가 센서 근처를 지나가야 하다 보니 센서와 여러 부품이 오염되기 때문'입니다.


시중의 공기청정기 센서가 상시 작동으로 나오는 경우가 적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관련 글


1. 센서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센서의 수명

2. 미세먼지 간이 측정 방식: 광산란

3. 전문가용 장비에서 사용하는 방법

4. 미세먼지 센서의 수명이 짧은 이유: 먼지와 직접 만나야 함

5. 그나마 수명을 늘리는 방법

6. 마무리


1. 센서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센서의 수명


.미세먼지 센서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센서의 수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Plantower의 저렴한 센서는 4개월입니다 [예시=Plantower 9003M].

- Plantower의 중간 정도 센서는 3년입니다 [링크=Plantower PMS7003].

- 고가 센서를 많이 생산하는 Sensirion은 10년입니다 [예시=Sensirion].


물론 센서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수명은 그에 맞는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일 것입니다. 하지만 미세먼지 센서를 설치하는 곳은 보통 공기가 좋지 않은 곳이고, 그래서 실제로는 그보다 짧은 기간 내에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에서는 그 이유를 알아 봅니다.


2. 미세먼지 간이 측정 방식: 광산란


가정용 미세먼지 센서는 대부분 '광산란(Light Scattering)' 방식을 사용합니다. 공기 중으로 빛을 쏘아 먼지에 부딪혀 산란되는 빛의 양을 측정하고, 이걸 토대로 미세먼지 수치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단점으로는, 습도의 급격한 변화를 미세먼지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센서를 주방과 거실 사이에 두면, 압력 밥솥에서 수증기가 나올 때마다 미세먼지 수치가 올라갑니다. 수증기로 미세먼지처럼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이를 미세먼지 수치가 오른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경우는 원인을 명확하게 알 수 있고,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니 큰 문제는 아닙니다.


가정용 장비인 만큼 정확도를 약간 희생해서 가성비를 확보한 것이지만, 그래도 PM2.5나 PM1.0처럼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의 측정 값은 비교적 정확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PM10은 가정용 소형 센서로 측정하기에는 입자가 너무 커서 정확도가 낮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 기관 AQMD에서 '칭핑 에어모니터 라이트' 제품의 정확도를 측정한 자료가 있습니다(링크=미국AQMD).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많이 판매되는 제품인데 미국에서도 인증을 받은 것 같습니다. PM2.5는 상당히 정확한 반면 PM10은 편차가 굉장히 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광산란 방식의 센서도 더 좋은 것을 사용하면 정확도를 높일 수는 있습니다만, 그러면 가격이 높아집니다.


한국에서 실시하는 미세먼지 간이측정기 인증 제도에서도 PM2.5 측정의 정확도만 테스트합니다. ① PM10은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 등에서 일차적으로 걸러져 신체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②인증 기관과 기업의 테스트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3. 전문가용 장비에서 사용하는 방법


전문가용 장비에 사용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0. 미세먼지의 구분

전문가용 장비는 PM2.5와 PM10을 구분하여 측정해야 하는데, 샘플링 장비 앞에 필터를 설치하여 먼지를 미리 걸러내는 방식을 이용합니다. 이건 여러 방식 공통 사항입니다.

- 10마이크로미터 초과 미세먼지가 통과할 수 없는 필터를 설치하고, 그 안에 장비를 넣으면 PM10 수치가 측정됩니다.

- 마찬가지로 2.5마이크로미터 초과 미세먼지가 통과할 수 없는 필터를 사용하면 PM2.5 수치가 측정됩니다.


▶ 1. 베타선 흡수법 (Beta-ray Attenuation Monitor, BAM)

국가 기관을 포함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종이 테이프 같은 필터지에 공기를 통과시켜 먼지를 모으고, 거기에 베타선을 투과시킵니다. 필터에 쌓인 먼지 양이 많을수록 통과하는 베타선의 양이 줄어드는데, 이걸 이용해서 미세먼지의 양을 측정합니다. 다만 일정 시간 먼지를 모아서 측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시간 측정은 어렵습니다.


▶ 2. 중량법 (Gravimetric Method)

일정 시간 동안 필터에 먼지를 포집한 뒤, 포집 전후의 필터 무게 차이를 정밀 저울로 직접 측정합니다. 굉장히 정확해서 다른 방식의 장치를 교정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정확도가 높은 만큼 이걸 계속 이용하면 좋겠지만, 통제가 쉽지 않아서 상시 활용하기는 어렵고, 역시 실시간 측정은 어렵습니다.


▶ 3. 광산란법 (Light Scattering) 전문가용

가정용 장비는 소형 센서 하나로 광산란 정도를 측정하여 미세먼지 수치를 추정하는데, 전문가용은 입자의 크기까지 구분할 수 있는 더 정밀한 광학 장비를 이용합니다. 공기의 흐름을 통제하는 장비도 훨씬 정밀한 것을 사용합니다. 반도체 공장처럼 과학적 엄밀함보다는 실시간 측정이 중요한 경우에 사용합니다.


4. 미세먼지 센서의 수명이 짧은 이유: 먼지와 직접 만나야 함


위의 측정방식을 보셨다면, 다른 방식과 광산란 방식의 제일 큰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센서 앞을 먼지가 직접 지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깨끗한 공기라면 오염이 적겠지만, 미세먼지 측정 장치를 놓는 곳은 애초에 미세먼지가 많은 장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세먼지 팬의 먼지
유튜브 영상 캡처: 출처=WizardTim


- 미세먼지 센서는 일정한 공기 흐름을 만들기 위해 팬이 필요합니다. 이산화탄소(CO2) 등 기체를 측정하는 센서는 팬을 안 넣는 경우도 많지만, 미세먼지는 가스에 비해 훨씬 무겁습니다. 그래서 팬을 설치하지 않으면 센서가 있는 곳까지 미세먼지가 이동하기 어렵고, 먼지가 센서 내부에 들러붙기도 쉽습니다.

- 팬은 미세먼지 측정 장치에서 수명이 가장 짧은 부품에 속합니다. 24시간 작동 기준, 저렴한 소형 제품은 2~3년(2만 시간) 정도에 소음이 심해지기도 하고, 더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거나 사용 환경이 가혹하면 1년을 못 버티기도 합니다.

- 일반적으로 공기 흡입구가 아니라 공기가 나가는 토출구에 팬을 설치합니다. 따라서 팬의 먼지 자체가 센서의 측정값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팬에 먼지가 끼면 ①센서 내부의 공기 흐름이 불안정해져 측정값의 정확도가 낮아지고, ②소음이 심해져서 실사용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 고가 제품의 경우 자기부상 팬(Magnetic Levitation Fan)이나 유체 베어링(Fluid Dynamic Bearing)으로 팬의 수명을 늘리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팬을 공중에 띄우거나, 베어링을 액체 또는 가스로 만들어 마찰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의 팬을 사용하고, 내부 설계도 더 매끄럽게 되어 있으면 24시간 작동 기준 5~10년(5만~10만 시간) 가까이 수명이 유지되기도 합니다.


- 아주 큰 먼지는 공기 흡입구 밖에 붙어서 그나마 청소가 쉽습니다만, 제품 안쪽에도 먼지가 달라붙습니다.

- 주방 근처라면 기름기 때문에 먼지가 더 잘 붙습니다.

- 공기 중의 먼지가 레이저 빛을 쏘는 부품과 받는 부품, 측정 부품에도 먼지가 붙습니다. 당연히 정확도가 낮아집니다.

- 공기 흡입구에 먼지가 쌓이면 그것 때문에 정확도가 낮아집니다. 구멍이 막히기라도 하면 측정이 불가능합니다.

- 레이저 광원(Laser Diode)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약해집니다. 신뢰도 있는 제작사는 이를 보정하는 알고리즘도 탑재하고 있지만, 저가 제품은 보정이 부정확하거나 보정 자체를 안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센서 자체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전원 공급 장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센서의 수명을 줄이는 요인들은 전원 장치의 수명도 줄입니다.


5. 그나마 수명을 늘리는 방법


가장 좋은 것은 가끔 분해해서 청소를 하고 윤활유를 바르는 것이지만, 상당수의 제품은 액정 화면을 뜯지 않으면 분해를 할 수 없게 제작되어 있습니다. 일반 사용자가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쉬운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필요 없을 때는 끄기

시중의 공기청정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공기청정기는 센서만 켜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데, 바로 미세먼지 센서의 수명 저하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공기를 빨아들이지 않으면 그만큼 센서와 팬에 먼지가 뭉치지 않아, 센서를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고가의 공기청정기는 센서만 켜 놓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제품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씀이 '정확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24시간 켜놓으면 위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정확도가 낮아집니다.

- 특히 주방 근처라면 기름과 먼지가 들러붙어서 정확도가 더 빠르게 낮아지고, 팬의 움직임이 불규칙해져 소음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 끄는 기능이 없는 센서의 경우, 스마트플러그를 이용해 필요 없는 시간에 끄고 필요한 시간에 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2. 공기 흡입구와 토출구 청소

진공 청소기의 가장 약한 모드로 구멍 근처의 먼지를 빨아들입니다. 너무 강하게 하면 그 힘으로 먼지가 박힐 수 있으니, 스치듯이 움직이며 청소합니다.


▶ 3. 소프트 브러시로 청소

구멍이 아래로 향하도록 제품을 들고 가볍게 털어내야 합니다. 구멍이 위로 보이도록 하고 털면 먼지가 안으로 들어갑니다.


▶ 4. 압축 공기 스프레이 (최후의 수단)

소음이 너무 심해서 사용하기 어려운 센서에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팬의 소음이 심해졌다는 것은 먼지가 팬 날개에 뭉쳐 무게 균형이 깨졌다는 뜻이므로, 강한 바람으로 이를 털어내거나 흩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 5. 주방이나 가습기와 바로 옆에는 설치하지 않기

- 기름이나 물 때문에 먼지가 뭉쳐서 고정될 우려가 있습니다. 전원 장치 수명에도 안 좋습니다. 조금만 멀리에 설치합니다.

- 가습기 근처에 두면 수증기를 미세먼지로 오인하기도 합니다. 정확도를 위해서라도 가습기 옆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6. 센서 모듈 교체

Qingping Air Monitor Gen 2처럼 센서 모듈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쓸 수 있는 다른 센서에 비해, 미세먼지 센서의 수명은 비교적 짧기 때문입니다.

- 다만 이렇게 교체가 쉬운 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 제품을 분해해서 규격이 맞는 다른 센서로 교체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어려운 방법입니다.


6. 마무리


센서는 소모품입니다. 그 중에서도 미세먼지 센서는 수명이 짧은 편입니다. 특히 공기 흐름을 만들기 위한 팬의 수명이 짧은데, 24시간 작동 기준 저가 제품은 2~3년 / 자기부상·유체 베어링 팬 제품은 5~10년 정도를 수명으로 봅니다.


그런데 아무리 팬을 잘 만들어도 먼지가 들러 붙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기름과 함께 붙은 먼지에는 굉장히 취약합니다. 주방 바로 옆에서 사용하면 고급 제품도 1년 안에 고장이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문의 방법으로 제품을 최대한 관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최후에는 분해도 해 보시고, 안 된다면 결국은 제품을 새로 구입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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